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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은 꼭 나온다
[통일문화 만들어가며](44) 일제 탄압도 없는 상황서 편찬사업 중단은 부끄러운 일
중국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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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인터넷에서 《고은 시인의 긴급호소 "'겨레말큰사전' 무산위기"》(《오마이뉴스》 황방열 기자)라는 기사제목을 보았다. 속이 섬찍해났다. 《자주민보》에 연재중인 《통일문화 만들어가며》의 첫 편이 《통일은 사전으로부터》였고 북에서 편찬한 《한자말대사전》을 주로 다루다가 남북이 함께 편찬하는 《겨레말큰사전》으로 이어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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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남쪽에서 여당이 바뀐 다음 남북교류가 정치든지, 경제든지 모두 뒷걸음쳤는데, 그래도 이것만은 <분기마다 한 차례씩 정례 남북공동 편찬회의를 열고 작업을 진행해> 꾸준히 진척되는 모양이어서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큰 기대를 한다. 함께 인정하는 사전에서부터 통일이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이다.》(《자주민보》 2009년 12월 12일 《통일문화 만들어가며》 01 《통일은 사전으로부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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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불안을 털어버리지 못했는데, 은근히 걱정스러워하던 일이 생겨난 모양이다. 기사를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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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함께 6년간 추진해왔고 이미 50%의 공정을 넘긴 《겨레말큰사전》 사업이 2009년에 국회에서 의결되고 배정받은 기금 중에서 편찬사업비를 지원받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2007년 4월 국회에서 제정된 관련법에 의해 남북협력기금의 사회문화협력사업 지원금으로 매년 30억원 정도의 예산이 지원돼왔고, 2014년까지 계속될 예정인데, 올해는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위원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서 기관운영비 16억6천만원만 승인하고 집필사업비와 북측편찬사업보조비 등 13억7천여만원은 승인되지 않았단다. 민간이 감당할 만한 돈이 아니어서 연구용역자들은 편찬사업에서 손을 떼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떠나고 말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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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정부에 한화 10억이 없어서일까? 그럴 리 없다.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회의 보안비용만 해도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겨레말큰사전》에 딴지를 거는 건 분명 의식 탓이다. 대충 분석해보면 기사에서 거든 《퍼주기》가 하나의 이유가 되겠다. 그 돈이 사전편찬에 쓰이는 게 아니라 북의 군비나 정권유지비로 가지 않겠나 따위의 걱정. 그리고 그런 사전의 편찬필요성을 부정하는 의식이 강하지 않겠는가? 인터넷시대에는 검색으로 다 해결할 수 있으니까 종이사전들이 잘 팔리지도 않거니와 편찬할 필요도 없다, 세계화시대에는 영어로 민족역사를 가르쳐야 맞는데 중뿔나게 겨레말사전을 만든다니 시대흐름을 거스르는 짓거리다, 《자유민주주의하의 통일》이 이뤄지면 그까짓 《북한말》이야 뜻이 어떠하든 무슨 쓸모가 있겠느냐?… 이러루한 《무용론》들이 아니겠는가? 9일에 본 《통일뉴스》의 관련기사(첨부자료 1)에 바로 어느 전문가의 그따위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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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겨레말큰사전》의 편찬을 방해하는 행위는 남과 북, 해외 민족구성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야말로 한 치 보기다. 북에 한 푼의 돈도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과시용행위는 역사를 모르고 후대에게 죄를 짓는 행위이다.
우리 민족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늘 옛날 책이 너무 적다고 아우성친다. 조상원망을 곧잘 한다. 헌데 사실 문자자료가 많더라도 부담을 만들어낸다. 글자들을 분명 알아보는데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역사에서 10세기 초에 당(唐, 618~907)나라가 망한 다음 50여 년 동안 다섯 왕조가 번갈아 나타나고 열 개의 작은 나라들이 생겨났다가 없어졌다 하여 《오대십국》이라고 부르는 시기가 있다. 나중에 송(宋, 960~1279)나라가 작은 나라들을 없애고 한족지구의 통일을 이룬 다음, 《오대사》를 편찬하려고 보니 불과 몇 십년 전의 말들도 의미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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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100여 년 지나 그 송나라가 금(金)나라에 북방영토를 절반가량 먹힌 다음, 남방에 남송(南宋, 1127~1279)정권이 섰는데, 간신 진회(秦檜, 1090~1155, 중국에서 이 자의 이미지는 조선에서 이완용의 이미지와 비슷함)가 금나라군대를 항거해 싸운 명장 악비(岳飛, 1103~1142)에게 억울한 죄명을 들씌워 죽일 때 한 말 《莫須有(현대중국어말음으로는 “머쉬유우”)》는 굉장히 유명하지만 지금까지도 무슨 뜻인지 똑똑하지 않다. 그런 죄명이 《있을 테지》, 《내 생각엔 있다》, 《있을 지도 모른다》, 《틀림없이 있다》, 《글쎄, 있어야지》, 《두고 보자, 있을 거다》, 《그래 없단 말인가》, 《없어도 된다》… 근 천년 동안 숱한 학자들이 숱한 정력과 시간을 그 말의 뜻풀이에 낭비했다. 이런 현상들의 뿌리를 캐보면 결국 사전의 부족이다. 특히 권위적인 사전이 부족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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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극로 선생
우리글이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글》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꽤나 되는데, 이 주장이 최초에는 일제의 조선문화말살정책에 반발해서 나왔다고 안다. 잘 알려지다시피 옛날 양반들은 우리글을 《상놈의 글》이라고 천하게 여겼고 그 때문에 《훈민정음》이 나온지 몇 백년 지나도록 변변한 사전 하나 만들지 못했다. 1930년대에 어학자 이극로(1893. 08. 28~1978. 09. 13, 사진) 선생을 비롯한 조선어학회 성원들은 《조선어사전》을 편찬했고, 홍명희(1888. 05. 23~1963. 03. 5) 선생은 장편소설 《임꺽정》에 의도적으로 팔도의 사투리, 상소리들도 집어넣어 우리말의 보존을 노렸다. 사실 《언니》가 옛날에는 남자가 나이 이상인 남자를 부르는 경우에도 쓰였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임꺽정》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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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무서운 탄압 아래에서도 우리말, 우리글을 지키려는 투쟁이 그치지 않았는데, 지금처럼 누구의 탄압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겨레말큰사전》의 편찬이 위기에 처한다는 것은 참으로 다른 민족들을 대하기 부끄러운 노릇이다. 남쪽의 현 정권이 워낙 변덕스럽고 말뒤집기를 잘하니까 이제 급작스레 《겨레말큰사전》을 전폭 지지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이미 민족의 얼굴에 튀긴 먹물은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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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남쪽 정권이 기어이 방해한다면 《겨레말큰사전》이 영영 나오지 못할까? 그렇지는 않다. 그런 사전이야 꼭 필요하니까 언제든지 나오기 마련이다. 어떤 형식으로 통일이 이뤄지든지 분단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도 후대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나와도 아주 좋은 권위적인 판본이 나오리라고 믿는다.(2010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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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자료 1종: 2010년 10월 9일 《통일뉴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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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쥐고, 왕래 막고' 이름뿐인 '겨레말'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정부 지원축소로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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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09일 (토) 05:32:29 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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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고은 시인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가 한글날을 맞아 국민들에게 보낸 호소는 절박했다.

분단의 아픔과 민중의 삶을 겨레의 언어로 풀어내기를 수십 년.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겨레말사전편찬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원로시인은 "절반의 고개를 넘어온 '겨레말큰사전' 사업이 큰 위기에 처했다"며 "50%의 공정을 넘긴 사전편찬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울부짖었다.

남북 간 언어 이질성을 극복하고자 남북 학자들이 오는 2014년 발간을 목표로 쉴 새 없이 달려왔던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이 수 개월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고은 시인의 비유대로라면, 아침저녁으로 계속됐던 콩나물 물 붓기가 멈춰 콩이 싹을 틔우지 못하고 썩을 지경에 놓였다.

2007년 국회에서 관련법이 제정돼 남북협력기금의 사회문화협력사업 지원금으로 매년 30억 원 정도 예산이 지원돼 왔지만, 올해 1월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위원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서 기관운영비 16억여 원만 승인되고 나머지 집필사업비와 북측 편찬사업보조비 등이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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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예산 '분리 승인', 집필사업비 끊겨 사업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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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항목을 분리해 '반쪽' 승인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인데다, 편찬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비, 용역 발주비 등 집필사업비를 지원받지 못해 사업 자체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처음에는 잠시 '숨 고르기'라며 지켜보자던 것이 어느덧 9개월여. 기다리다 지치면, 참아보기도 하고, 끓어 오르는 속을 애써 삭히기를 여러 차례, 속도 모르고 564돌 한글날은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2, 3월을 넘어가면서도 전혀 개선될 조짐이 없고,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편찬사업을 진행하자는 말을 꺼내기 어려울 정도로 (정부 입장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나. 내부적으로 여러 번 문제제기가 있었다. 그런데 남북 당국 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언젠가는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는데다, 예산 자체가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고은 선생님이 이렇게 호소문을 내시게 된 것은 '이제 인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이렇게 연말을 보내버리면, 내년엔 '편찬사업비 없이도 한 해를 나지 않았냐'고 하면서 편찬사업을 대대적으로 축소하는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한글날을 맞이해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하셔서 호소문을 내신 것이다."

8일 서울 마포 겨레말사전편찬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규 사무처장은 고 이사장의 심중을 헤아리며 이같이 말했다. 주변 지인들은 "고은 선생님이 그동안 편찬사업에 지장을 주는 것을 염려해 정부에 대한 비판 발언도 최대한 자제해 왔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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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문 발표 이후 정치권.여론 반응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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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응집된 호소문 형식의 '시(詩)'는 금세 퍼져 나갔다. 누리꾼들과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2004년 당시 통일부 장관으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추진했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민족의 얼을 찾는 겨레말큰사전 사업은 반드시 완성해야 한다"며 나머지 사업비 지원을 요구했고, 같은 당 원혜영 의원도 편찬사업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거들었다.
때마침,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트위터에서는 "노벨상을 타면 정부의 태도가 확 바뀔 것"이라는 식의 비아냥도 계속됐다. 아쉽게도 노벨문학상 수상이 좌절되면서 누리꾼들의 예상은 현실이 되지 못했지만,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대한 여론의 호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남북 공동편찬작업 시작 5년 만에 처음으로 집필사업비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남북 민간이 하나의 의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꾸준히 만나면서 성과를 내온,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 평가받는 편찬사업 대부분 작업이 불가피하게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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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편찬사업에 대한 회의적 기류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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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기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 속에서도, 남북 정세와는 별도로 순조롭게 추진됐던 점에 비추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한 작업 차질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도 지난 2008년과 2009년 남북사회문화교류사업 가운데선 거의 유일하게 사업이 진행됐다. 남북 학자들이 연 4차례씩 정기적으로 모여 연구결과를 논의하는 정례회의도 지난해까지는 빠짐없이 열렸다.
이 때문에, 앞선 일련의 흐름이 바뀐 시점이 지난해 말 즈음이 아니냐는 관측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이 사무처장은 "편찬사업비를 빼버린 의결이 나오게 된 배경은 지난해 말 통일부가 주최한 학계 전문가 평가회의에서 읽을 수 있는데, 사업 지속성을 놓고 평가 심사가 있었는데 다수가 이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일부 회의적인 견해가 있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 토론회에서 일부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이 '어차피 언어라는 것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통합해가는 것이고, 남쪽의 언어가 지배적인 언어가 될 텐데 굳이 겨레말큰사전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식의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그분들이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분들이라는 점이 주요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겨레말사전 편찬작업과 관련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은 이들이 정부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이런 정황이 자체 경로를 통해서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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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사전 편찬작업의 유명무실화 시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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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대북 정책 기조인 '5.24 대북 조치'의 근거로 꼽는 천안함 사건의 발생 이전부터 이미 이전과는 다른 기류들이 높은 발언권을 갖고 있었고, 지난해 말부터 의사결정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중단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고자 명목상으로는 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실질적으로는 집필사업비와 관련한 재정 지원을 차단함으로써 사업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게 겨레말사전편찬회 측이 제기하는 의혹이다.

나아가 이런 시도가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만을 특정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대북 정책 전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인식이 대북 교류사업을 하는 단체 사이에 상당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 통일단체 관계자는 "북측과의 실무접촉을 승인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부분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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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남북 한 차례도 못 만나.. 편찬 마무리 늦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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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대한 정부의 '반쪽' 지원은 북측 편찬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편찬사업과 관련한 재정적인 문제를 남측에서 모두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남북 간에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이른바 '퍼주기'라며 눈살을 찌푸리는 것도 이 부분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북측 편찬사업 보조비용으로 약 6억 원 상당의 현금이 지원되던 것이 2007년 말부터 인쇄기나 종이, 지역 조사를 위한 차량 지원 등 현물로 전환됐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중단됐다.
지원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매년 열렸던 남북 정례회의도 올 들어 천안함 사건 등의 이유로 한 차례도 성사되지 못해 연구 성과물조차도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공동편찬이라는 사업의 특성상 남북 간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고서는 사업을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사무처장은 "편찬실 의견으로는 올해 북하고 한, 두 차례라도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한다. 북이 최근 10월 중순 무렵에 회의를 하자고 팩스가 왔는데, 아직 예산 승인도 안 된 마당에 회의를 할 순 없어서 아직 답변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회의를 제대로 못했고, 용역 연구도 못 했기 때문에 편찬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자연적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예산이 뒷받침되고 날을 새더라도 북과 회의를 기존의 연 4차례가 아닌 6차례 그 이상으로 늘려서 진행하면 마감시한인 2014년 4월을 못 채울 것도 아니"라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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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원됐더라면, 편찬작업 60~70% 진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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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 편찬은 故 문익환 목사가 1989년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에게 통일국어대사전 편찬을 제안한 데서 비롯됐다. 이후 2005년 2월 금강산에서 남북 공동편찬위원회가 결성되면서 본격화됐다.

2005년 7월 제2차 남북공동편찬위원회 회의에서 합의한 '공동편찬요강'에 따르면, 겨레말큰사전은 "수집한 어휘 자료 가운데서 남과 북이 공통으로 쓰는 것은 우선 올리고 차이나는 것은 남과 북이 힘껏 합의하여 단일화한 약 30만 개의 올림말을 가진 대사전"이다.

기존의 남과 북의 사전,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 있는 올림말 가운데서 올릴 어휘를 확정하고, 이외에도 방언, 민속 어휘, 동식물 이명, 직업 어휘, 문학작품에서 뽑은 말, 새말 등 광범위한 분야의 문헌 자료와 생산 현장에서 어휘 조사 사업을 진행해 민족 고유의 어휘 표현을 싣도록 한, 남북 최초의 민족 언어를 집대성한 사전이다.

현재까지 3만여 개가 넘는 올림말 원고를 확정하는 등 편찬사업은 이미 반환점을 돌았다. 만약 올해 정상적인 지원을 받았다면, 60~70% 작업 진척을 보였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었다. 이와 함께 새어휘의 조사 및 선정, 단일어문규범 작성도 남북 언어학자들의 노력으로 초반의 의견차를 좁히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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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만드는 통일국어사전의 원형, 통일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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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들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생산되면서 남북 간의 언어 이질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남북 정상이 최초로 만났던 2000년 6월,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긴장되게 하였습니다"라고 했다. '긴장되다'는 북측 말은 남측 말로 '빠듯하다'는 뜻이다. 이후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다 알아들었느냐'는 러시아 기자의 질문에 "80% 정도 알아들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인 순간에도 남북 사이에는 어김없이 언어적 차이가 존재한 것이다. 심지어, 초성의 배열순서조차 다른 것이 현실이다. 남측은 'ㄱ,ㄲ,ㄴ,ㄷ,ㄸ,ㄹ,ㅁ,ㅂ,ㅃ,ㅅ,ㅆ,ㅇ,ㅈ,ㅉ,ㅊ,ㅋ,ㅌ,ㅍ,ㅎ' 지만, 북측은 'ㄱ,ㄴ,ㄷ,ㄹ,ㅁ,ㅂ,ㅅ,ㅈ,ㅊ,ㅋ,ㅌ,ㅍ,ㅎ,ㄲ,ㄸ,ㅃ,ㅆ,ㅉ,ㅇ' 순이다.

해방 직후 분단을 맞으면서 남과 북의 언어는 다른 체제 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형성돼 왔다. 남북은 국가적 차원에서 하나의 언어로 체계화한 경험도 있지 않다. 그래서 남북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사무처장은 "겨레말큰사전이 최초의 민족어사전이자 문법체계에 합의를 이루게 되는 것"이라며 "이 합의는 민간차원의 합의이기 때문에 각각의 어문체계를 규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민간이라는 과도적인 단계를 한 차례 겪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합의할 경우 정치적으로 대립하게 되고, 자존심 싸움이 되고 체제 우월성을 다투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래서 민간 차원에서 통일국어사전의 원형을 만들어놓으면 이후 사회문화통합과정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며 "통일이라는 것은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인 것이고, 민간이 통일을 맞이해가는 의미로서 겨레말큰사전이 갖고 있는 의미는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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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0/16 [22:57] ?최종편집: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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