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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에는 해경을 비롯한 구조자들이 함선에 바싹 접근해 생존장병들을 구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튿날부터 파도높이가 얼마얼마여서 함수, 함미를 찾기조차 어려워졌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바다의 날씨란 워낙? 변덕스러운 법이니까 그런대로 믿어주었다. 헌데 이른바 《69시간 생존가능기한》이 지난 뒤에는 관련보도들에서 날씨요소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드디어 신기한 쌍끌이어선이 등장해서 《어뢰》잔해를 찾아냈고, 군부의 어느 고관이 《하늘이 대한민국을 돕는다》고 감탄(?)했다던가? 물론 그 《하늘》이란 날씨를 가리키지 않았겠지만 날씨의 변화가 그 사건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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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단체들이 삐라 따위 선전물을 실은 풍선을 날려보낸다고 떠들다가 《날씨》 때문에 무산됐다거나 연기했다는 뉴스들이 심심찮게 나오는데, 그런건 이해할만 했다. 풍선이란 바람을 타기 마련이요, 바람이 북쪽으로 불지 않으면 기대와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오니 말이다. 그러나?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그때 진행하던 《호국》훈련이 계속 진행되었는가가 무척 궁금했는데 웬일인지 관련보도들을 보지 못했다) 한국군이 대청도에서 계획했던 포사격이 날씨 때문에 어쩌고어쩌고 하는 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대포야 쏘면 그만이 아닌가? 날씨가 나쁘다고 쏘지 못하는 무기야 실전배치할 가치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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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에 한국군이 18일부터 21일 사이에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 연평도에서 포사격훈련을 하겠노라고 전격선포하는 바람에 주변국가들이 바짝 긴장해났다. 필자가 신문을 사는 판매정자(중국에서는 신문잡지를 정자모양의 장소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고 그 이름을 빠오칸팅?刊亭 즉 “신문잡지정자”라고 부른다)의 노인이 이제 전쟁이 일어나느냐고 물을 지경이었다. 필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위안했으나 불안한 심정은 가시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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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고된 기간의 첫날인 18일 오전에 인터넷에 접속했더니 한국군이? 《기후 악화》를 이유로 이번 주말에는 포사격을 하지 않노라고 발표했단다. 정말 하늘이 한국을 아니 한국의 보수우익들을 돕는 셈인가? 구실 참 좋다. 한국의 기상예보수준이 그렇게 낮아서 고작 며칠 뒤의 날씨도 내다보지 못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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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빌어 국민들을 달래기는 쉬우나, 하늘에서 위성들이 내려다보고 바다 건너편에서 조선 군인과 백성들이 빤히 보는 상황에서 이제 뭐라고 계속 엮을지 궁금했다. 오후에는 다음 주 초에 포사격을 실시하겠다고 선포했다는 소식을 보았다. 그러면 다음 주에는 날씨가 좋아진다는 얘기인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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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조화를 갖고 장난치는 건 재미 적은 노릇이다. 옛날에는 하늘을 속이면 《천벌》을 받는다고 믿었다. 지금 와서 그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별로 없겠지만, 누군가의 명의를 빌어 누군가를 속인다는 건 현명치 못한 처사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백성이 하늘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 한두 번은 먹혀들더라도 영원히 먹혀드는 법은 없다. 속임수로 시작한 자 속임수로 망한다고 했던가?(2010년 12월 18일, [새록새록 단상]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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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20 [10:09] ?최종편집: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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